Rose B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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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아닌 눈이 소복히 내린 4월 10일 저녁에 2016년 Kiwanis Music Festival Piano Rose Bowl이 Maritime Conservatory Concert Hall에서 열렸다. Open level 참가자 4명이 Piano Concerto 한곡과 본인이 정한 곡 한곡을 연주하는 Piano competition의 결선이다. Rose Bowl은 그동안 한국 학생들도 몇번 우승을 해서 익히 들었고 얼마나 수준이 높은 학생들이 참여하는지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런 competition에 감사하게도 재찬이가 참여할 수 있었다. 참가자 4명중 재찬이만 빼고 나머지 셋은 전공을 하고 있는 음대 학생 한명과 피아노 전공을 할 고등학생 둘. 모두들 대단한 약력을 가진 유명한 학생들이다. 재찬이만 빼고…

첫번 연주자는 Grieg Piano Concerto와 Haydn 소나타 하나를 했고

두번째 연주자는 Schumann Paino Concerto 1악장과 Debussy의 Pour le piano, Toccata를 연주했다.

재찬이는 세번째 연주자로 나와서 Bach의 Prelude and Fugue No. 3와 Rachmaninoff Piano Concerto No.2 2nd & 3rd Movement를 연주했다.

지난해 우승자인 마지막 연주자는 Schumann Paino Concerto 2,3 악장과 Liszt의 Un Sospiro를 연주했다.

여기까지 올라온것도 대단한 것이니 긴장하지말고 즐기라고 말했지만 그것이 어디 그런가? 사람들 앞에서 연주한다는 건 누구에게나 긴장되는 것이고 재찬이에게도 예외는 아니었을 것이다.긴장해서인지 실수도 간혹 있었지만 그 어느때보다도 집중하고 음악에 빠져서 연주하는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사실 지금까지의 재찬이의 연주 모습을 보면서 감정이 너무도 절제된 연주를 한다고 생각이 들었는데 어제의 Rachmaninoff는 감정이 충분히 실리고 몸과 음악이 하나인것 처럼 연주했다. Bach 연주는 평소에도 잘한다고 느꼈지만 오늘의 Bach 연주도 참 좋았다.

하지만 다른 참가자들의 연주는 더할 나위없이 좋았다. 지난해 우승자는 정말 프로처럼 연주했고 무대 매너도 프로로 느껴졌다.

모든 연주가 끝났고 지난해 우승자가 올해도 우승할것이라는 생각과 준우승을 누가할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을 즈음에 꽃다발 두개를 들고 무대로 나온 심사위원이 준우승을 먼저 발표했다. 사실 예상 못했는데 재찬이가 준우승으로 발표되었고 예상대로 지난해 우승자가 올해도 우승을 차지했다.

6살때부터 피아노를 시작했고 몇년전까지 그냥 취미로 하더니 근래 몇년간은 연습 시간도 늘리고 애를 많이 썼다. 피아노 전공할 것도 아닌데 왜 저러나 싶을 때도 있었고 혹 학업에 지장이 되는건 아닐지 마음도 쓰였다. 이제 고3이 되고 대학에 들어가면 지금처럼 피아노 연주할 일은 더 없을지도 모른다. 지난 10년간 피아노를 하면서 즐거웠지만 그래도 뭔가 아쉬웠는데 어제의 결과는 그 뭔가 아쉬웠던것을 메워주는 귀한 선물이다. 돌아오는 길에 배가 고프다고해서 뭔가를 사러 둘이 걸어가면서 “그동안 수고 많았고 잘했다” 라고 하니 재찬이의 대답이 “다 엄마 아빠 덕분이었다” 였다.

Rose Bowl 우승자에겐 상금 $1000이 준우승자에게 $250이 주어진다.IMG_0591 IMG_0593

그래도 봄은 온다..

별나게 춥진 않았지만 그냥 평균은 한듯한 겨울이 지나가고 있다. 예년보단 덜 추웠지만 눈도 심심찮게 왔고 무엇보다 주택에서 살아낸 첫 겨울이라 나에겐 어느 겨울보다 기억에 남을것 같은 계절이 지나가고 있다. 요며칠 날씨가 푸근해서 뒷마당에 지난 가을에 마늘을 심어두고 덮어 두었던 낙엽들을 걷고 나니 신기하게도 얼었던 땅을 뚫고 나온 푸른 마늘 싹이 보인다. 낙엽주위엔 아직 얼음들이 남아 있었는데 참 생명이란 대단하다.IMG_0534

 

지난밤에 비가 많이 왔는데 아침에 앞 마당에 나가보니 빗방울을 머금은 보라색 꼿이 펴있었다. 무슨 꽃인지 아직 이름도 모르지만 그곳은 지난 겨울 드라이브웨이의 눈을 치우고 쌓아 둔 곳인데 그 눈 아래에서는 생명이 올라오고 있었던 것이다. 아직도 공기가 차지만 이제 막 꽃망울을 맺기 시작한 어린 것들을 보니 그래도 봄은 오나보다.IMG_0556

Eroica

가끔 중고샵에 가서 LP를 사는데 어느날 눈에 번쩍 띄는 LP가 있었으니 그것은 베토벤 교향곡 3번 “영웅”이었다. 내가 깜짝 놀란 이유는 그것이 3번 “Eroica”라서도 아니요 지휘자나 심포니가 대단해서도 아닌, LP판 그 자체에 있었다. 앨범 커버(자켓)에 쓰여진 한글 때문이었다. 캐나다 동쪽 끝 시골 핼리팩스의 후미진 중고샵에서 한글로 된 앨범 커버를 발견하다니. 누군가, 분명 한국에서 구입한 앨범일 것이고 그것이 한사람 혹은 여러사람의 손을 거치고 세월이 흘러 이곳까지 들어오게 된 것이다. 70-80년대 한국에서 유명했던 “성음”레코드가 Decca의 라이선스로 발매한 음반이다.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베토벤의 3번 교향곡인 영웅을 Hans Schmidt-Isserstedt가  비엔나 필을 지휘해서 녹음한 음반으로, 아주 잘 만들어진 음반으로 알려져 있다. 기록을 보니 1972년 에 제작된 것이다. 참 신기한 일이다.DSC_8316DSC_8318

회춘回春

지난 몇달간은 이사로 분주했다. 이사 후에는 짐 정리로 정신이 없었고 또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몇달을 보냈다. 자연적으로 홈페이지 업데이트는 생각도 못하고 있었다. 이제 좀 정리가 되고 또 적응이 되고 나니 그동안 미뤄두었던 일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중에 하나가 computer upgrade. 집에서 주로 사용하는 mac mini는 2012년식이니 아직 팔팔하고 아들이 사용하는 imac은 2006년식인데 한번 거의 죽었던 것을 hard drive 교체로 생명 연장을 해서 아직까지는 별 문제없이 사용하고 있다. 문제는 내가 주로 직장에서 사용하고 가끔 집에서도 사용하는 MacBook이었다. 2007년식이니 9년째 사용중이다. 보통 랩탑 컴퓨터 교체주기를 4-5년 정도 본다는데 그것을 사람 나이 (80년 산다고 보면)로 바꿔보면 랩탑 1년이 인간 수명 15-20년쯤 된다고 볼 수 있다. 그런 계산이면 나의 랩탑은 적어도 135년을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헉헉 거린다. 그래서…주사 한방 놔 줬다.FullSizeRender

얼마전 까지만 해도 SSD (Solid State Drive)는 상대적으로 비싸서 엄두를 못냈는데 요즘은 가격이 많이 떨어졌다. 아무래도 하드드라이브 교체가 생명 연장을 담보 할 것 같았고 또 한다면 아예 SSD로 하면 효과가 극대화 될것 같아서 250GB를 $100에 질러서 갈아끼웠더니….이건 그야말로 회춘回春…봄날이 왔다. 효과가 이정도 일줄이야. 앞으로 3-4년은 문제 없을듯…

Red phone box in vineyard

10월 세째주 토요일, wolfville로 나들이를 나갔다. Wolfville은 사시사철 아름답지 않은 때가 없지만 특별히 가을은 그 색깔이 살아있다. 높은 가을 하늘 아래 머지 않아 겨울이 온다는걸 알려주려는 듯한 울긋불긋한 단풍, 추수를 앞둔 들판, 그리고 여전히 푸르른 초원위에 여유 있게 풀을 뜯는 동물들을 함께 볼 수 있는 곳이 이맘때의 Wolfville이다.

Wolfville은 포도 농사도 잘 되서 winery도 제법 있다. 우리는 Luckett Vineyard를 방문했다. 토요일이라서 그런지 많은 방문객들로 winery가 북적였다. Pete Luckett의 비지니스적 마인드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winery의 풍경이었다. 그것이 부정적인 것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끌어 들이는 그런 무언가가 Luckett winery에 있었다. 그냥 와인만 만들어 내는 곳은 아니었다. 특별히 눈에 띈것은 vineyard 한 가운데 빨간색의 전화박스였다. 물론 전화가 된다. 특별했다. 포도밭 한가운데 전화기 박스라니,,,,그것이 이 포도원의 아이콘이다. 그것이 이곳에서 생산되는 포도주의 라벨에도 아이콘으로 들어간다. 포도주 맛에 대해서 잘 모르니 품질이 어떤지는 알 수 없으나 암튼 많은 사람들이 와서 엄청 사들고 가는 걸로 봐서 나쁘지는 않은가 보다.

Nova Scotia에는 아름다운 곳이 참 많지만 이 포도원이 있는 Gaspereau river 지역은 나의 favorite중 하나다. 그냥 이 지역을 드라이브 하는 것만으로도 소위 말하는 “healing”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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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속의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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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캠핑을 했던 Blomidon Park, 안개속을 걸어 가던 아이와 아빠를 카메라에 담았다.

무더운(?) 여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낮에 덥다가도 (30도 까지) 저녁이되면 온도가 15도 아래도 떨어집니다. 캠핑도 다니고 낚시도 하고 블루베리도 따러 다니고 또 시원한 맥주에 취하는 작은 일탈도 하고..밤하늘의 은하수를 보면서 옛일도 떠올려보고…암튼 재미난 여름을 보내고 있습니다.

지난 2개월을 생각하면 속이 참 많이 상합니다. 아직도 가끔 화가 올라 올때가 있지만 하나님만이 위로자라는 것을 알기에 올라오는 화를 누를 수 있습니다. 저와 백권사는 그렇게 힘든 지난 몇달을 보냈습니다. 사실 여름을 어느 때보다 신나게 보내려 애쓴것도 그 때문일겁니다. 지난 글에도 썼었지만 인간이란 “어쩔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느끼고 확인하는 경험을 했습니다. 하나님을 믿던 그렇지 않던 인간은 여전히 인간일 수 밖에 없고 그야말로 “인간답게” 살기위해서는 하나님 앞에 가는 그날까지 성령의 열매를 맺으며 살려고 애쓰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것을. 억울하지만 말을 다 할 수도 없고 또 그렇게 한다고 해서 상처가 아물게 되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그냥 입 다물고 있습니다. “뭔가 잘못한것이 있으니 입다물고 있나보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래도 그냥 입다물고 있을랍니다. 지금껏 신앙생활하면서 특별히 사람들 입에 오르내린 적이 없던터라 많이 당황되고 “황당”했지만, 지금도 백권사는 황당해하고 있지만 그럴수록 코람데오의 삶을 살다보면 사람들이 진실을 볼 수 있을것이고 또 못 보더라도 할 수 없고. 안개가 낀듯 어렴풋하지만 하나님과 동행할 때 그 내 닫는 걸음이 길이 되리라는 것 알기에 오늘도 동행하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