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음악을 들어오면서 나의 듣기 목록에는 주로 교향곡과 협주곡이 주를 이루고 피아노곡 이나 바이올린 소나타 등이 즐겨 듣는 목록에 자리하며 현악 4중주와 같은 실내악도 간간이 듣는 편이다.
오페라가 클래식 음악에 차지하는 비중이 만만치 않음에도 오페라에 대한 접근은 왠지 부담스러웠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내가 느끼는 부담은 일단 언어에 대한 부담이다. 자막이 물론 있지만 이탈리어 혹은 독일어로 진행되는 오페라는 영어 자막으로 일본 영화를 보는것 과는 비교가 안되는 부담이 있다. 또 하나 느끼는 부담은 진부한 스토리다. 사실 많은 오페라의 시대 배경이 200여년 전이며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상상력으로 부터 나온 이야기는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진부하게 느껴지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파바로티나 도밍고, 또는 바르톨리나 조수미는 워낙 유명하니까 나도 그들의 오페라 아리아 모음곡 수준의 음반은 가지고 있지만 그 아리아들이 실제 나오는 오페라에 대한 관심은 가지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요즘 어떤 계기로 오페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우연히 2008년의 오페라 갈라 실황 DVD를 보게 되었는데 거기에 테너와 바리톤, 소프라노와 메조소프라노 네 사람이 이탈리아와 프랑스 오페라의 아리아를 노래하는데 Netrebko가 소프라노로 나와서 아주 멋
진 무대를 선보이다. 노래는 물론 말할것도 없고 과감한 무대 매너와 관객과의 호흡을 멋드러지게 보여준다. 특별히 앵콜 무대는 Netrebko의 끼를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관객들-남자 관객에게만-에게 꽃을 하나씩 던지는가하면 악장의 뒤로 가서 그의 귓가에 뭔가 에로틱한 행동을 하기도 하고, 무대를 뛰어 다니다 보니 숨이 차서 노래를 이어가기 힘들 때 혀를 낼름 내밀며 귀여운 모습으로 관객의 양해를 구하면 관객들은 큰 박수로 이해한다는 반응을 한다. 오케스트라와 함께 네명의 아티스트가 그 공연에 나오는데 단연코 Netrebko가 주인공처럼 느껴진다. 내가 본 또 다른 공연은 Netrebko가 수잔나 역으로 나온 모짜르트-피가로의 결혼 (비엔나 필, 아르농쿠르 지휘, 2007년). 이 공연들을 통해서 내가 얻은 것은 오페라에 대한 선입견이 약간은 없어졌다는 것이다. 오페라도 나같이 그것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도 즐기면서 듣고 볼 수 있는 장르라는 것. 물론 역을 맡은 각각의 아티스트가 제 역할을 잘 감당하고 노래 실력을 잘 갖춰야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되어 있다는 전제하에서 말이다. 그런 공연을 통해서 자기가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생긴다면-나의 경우에는 Netrebko-오페라를 더 가까이 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